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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자이리톨 이야기 5

- 안세연〈리틀치과 치과위생사〉 
 
무당벌레가 그려진 출입구를 열고 들어가면, 아기도깨비가 칫솔을 들고 있는 로고 옆으로 파란 자일리톨존이 보인다. CF 때문인지 아니면 누구든지 좋아하는 단 맛 때문인지,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어서인지, 아이들이 먼저 자일리톨을 알아본다. 그렇게 다가온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자일리톨이 정말 충치예방 효과가 있나요?" 하며 관심을 보이게 되고, 나는 어느새 자일리톨의 작용기전, 치아우식증의 원인과 진행과정, 그리고 구강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는 구강보건교육자가 되어있다.
 
일정한 프로그램이 없이는 환자들에게 "자일리톨이 무엇인지", "충치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하여 긴 시간 교육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기실 한쪽에 마련된 자일리톨존은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직원들의 바쁜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하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소아치과의 특성상 진료를 잘 받은 소아환자에게 풍선이나 스티커를 주기도 하는데, 가끔 자일리톨 껌이나 사탕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보니 칭찬과 더불어 치아우식증 예방의 효과까지 덤으로 줄 수 있어 일석이조의 근사한 선물이 되었다. 요즘 새롭게 시판되고 있는 불소가 함유되어 있는 자일리톨은 불소와 불소예방효과를 더불어 설명할 수 있게 해 주어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된다.

치과위생사(齒科衛生士)의 정의를 보면 "개인 및 집단의 구강건강을 예방,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구강병의 예방과 구강보건교육을 담당하고 치과의사를 도와 구강진료에 참여하는 인력"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바쁜 진료일정에 쫓기다보면 진료참여에만 비중을 많이 두게 되는데 이런 작은 실천을 통해서나마 구강병 예방과 구강보건교육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다행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화창한 날씨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이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환한 기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