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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뇌수막염은..

3세 미만 영·유아가 특히 잘 걸린다

뇌수막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은 대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기들이 많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생후 1개월에서 1년 사이의 아기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데, 그 중에서도 b형 헤모필루스로 인한 뇌수막염은 5세 이하, 특히 3개월~3세 사이에 빈발한다. 간혹 신생아가 태어날 때 모체의 산도에서 감염되는 수도 있다.

바이러스성은 주로 1~9세 사이의 유·소아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유행할 때는 생후 3개월 이하의 아기는 물론 10세 이상의 큰 아이들도 잘 걸린다. 또, 여자 아기보다는 활동성이 많은 남자 아기에게서 발병률이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실제로 국립보건원과 연세의료원 소아과학교실, 중앙대학 자연과학교실이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 논문 ’국내에서 유행한 무균성 뇌막염 원인 바이러스의 규명(1993~1998)’에 따르면, 93년부터 98년까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총 116건의 가검물 중 39건(33.6%)이 여자 환아인데 반해 77건(66.4%)은 남자 환아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볼거리 환자가 늘어나면서 7세 이상의 아이들에게서도 뇌수막염이 빈번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결핵성 뇌수막염 역시 어린 아기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유행기에 증상 나타나면 빨리 병원으로!

뇌수막염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처음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증상으로 시작하여 심할 땐 토하거나 목이 뻣뻣해진다. 차이가 있다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증상이 급성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세균성은 조금 더디게, 결핵성은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말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점점 대변이 묽어지는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고 전신에 발진이 돋기도 하며, 심해지면 체온이 오르면서 헛소리를 하는 등 의식이 혼미해지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단, 1세 미만의 어린 아기들에게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보다는 행동이 느려지거나 열이 나면서 심하게 보채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연세의료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는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일단 소아과나 병원 응급실을 찾아 원인균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항생제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세균성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고, 발병 초기에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항생제를 남용하다 보면 세균성 뇌막염과 구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1세 미만 어린 아기들에게서는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자가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벼운 감기처럼 여겨진다 하더라도 2~3일 간은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뇌수막염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선 뇌압을 측정하고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한다. 간혹 뇌척수액 검사를 한 뒤 일시적으로 아기가 걷지 못하는 것을 보고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수일 후면 정상으로 돌아오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뇌척수액 검사는 뇌압을 약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인 경우에는 검사를 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