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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맞벌이 부부의 자녀 교육


맞벌이 부부에 있어서 자녀의 양육과 지도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머니의 취업이 자녀들에게 해가 되느냐 해가 되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일을 해야 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이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을 어떻게 극복하여 일과 가정, 자녀 양육을 어떻게 슬기롭게 병행해서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요인들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첫째, 어머니가 자녀에게 쏟는 자녀 양육과 교육의 질(質)입니다. 맞벌이 가정에서 어머니가 자녀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양적으로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자녀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가능한 계획적이고 효과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어머니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입니다. 취업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많은 연구들이 '어머니가 취업과 생활에 얼마나 만족해하는가' 하는 것이 자녀에게 오히려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머니 스스로가 떳떳하고 자신 있게 자기의 일과 생활에 충실함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녀에게는 비록 부모가 돈이 없고, 지위가 낮고, 천한 일을 하더라도 떳떳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에야 비로소 부모를 신뢰하게 되는 법입니다.



셋째,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건강한 부부 관계의 유지가 중요합니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주부의 뒤에는 남편이나 시부모 또는 친정 부모 등 숨은 가족들의 협조 없이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일과 가정을 잘 병행해 나가려면 가족들은 깊은 이해와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될 뿐 아니라, 당사자인 주부 또한 남편을 포함한 자녀 혹은 시부모 등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어머니가 직장에 나가 있거나 일을 하는 동안에 자녀들을 돌봐 줄 사람(代理母 혹은 보모)이나 탁아소가 어떠한 가가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일수록 더욱 문제가 됩니다. 마땅히 돌봐 줄 사람이 없을 때는 지역 또는 직장 내 탁아소 혹은 유아원 종일반 등에 아이를 맡기게 됩니다. 외국의 경우 이상적인 환경으로 보모 1인당 2살 미만의 아이는 3명 이하, 2살 이상은 4-5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지만 아직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 외에 흔히 할머니나 이모 등 친척들, 나이든 형제, 이웃집 아주머니, 가정부 등이 대신 봐주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아이를 돌보는 사람의 됨됨이가 가장 중요합니다. 덧붙여 가능한 자주 사람이 바뀌지 않고, 일관된 양육 태도와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는 자녀에 대한 양육 방침이나 태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안한 마음에서 혹은 피곤하기 때문에 혹은 마찰이 일어나는 것이 싫어서 양육을 맡겼으니 '무조건 알아서 하겠지'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 외에 나쁜 환경으로 '인위적인 모성 결핍'에 빠져드는 경우인데, 예를 들면 아이를 혼자 먹을 것과 장난감을 넣어 둔 채, 방문을 잠그고 일을 다녀오는 경우입니다. 물론 대안이 마련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겠지만, 이런 경우 아이는 적절한 자극과 경험의 부족으로 발육이 늦어지거나 자위 행동, 괴성, 위축된 모습 등을 보이게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출산 후에 언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당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때는 어머니의 건강 회복 정도, 출산 휴가 기간과 같은 현실적인 여건, 경제 상태, 가족들의 합의, 적당한 대리모의 확보 여부, 어머니와 자녀의 적절한 관계의 발전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정신 건강 측면을 살펴보면, 어머니와 아이간에 심리적인 유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생후 6개월에서 1년 반 사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때는 아이와 함께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여건이 허락한다면, 아이가 심리적으로 어머니에게서 독립하여 자율성을 기르고 연습하는 분리·개별화 시기가 만 3세 경까지 지속하므로, 이 시기 이후에 유아원 등을 병행하면서 어머니가 일을 하는 것이 성격 형성과 정신 건강에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에 있어서 자녀의 양육은 어머니 혼자만의 책임이나 의무가 될 수 없으므로 부부가 협조하여 해 나간다면 어머니의 취업이 반드시 자녀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논의한 몇 가지를 중심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훨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여기에는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