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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체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사랑의 매도 횟수 늘면 효과 없다.

이제 장난감을 정리하자는 엄마의 말에 아이들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몇번을 말해도 ‘조금밖에 못 놀았다’는 원호의 말대꾸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미운 세살’이라고들 하지만 여러번 주의를 줘도 말을 안 듣는 통에 지윤이 아빠는 결국 회초리를 가져다 맴매를 했다. 그 대가로 그날 밤 지윤이 아빠는 원호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 줘야 했다. 그리고 며칠간 종아리가 멍든 것을 보고는 마음 아파했다.

우리는 매를 드는 것을 가능하면 피하려 한다. 지윤이 아빠는 자칭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라 가능하면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어느 집이나 다 그렇듯 밖에서 일하는 남편이 애들 말 안 듣는 것을 제대로 알 리가 없다. 아이를 하루종일 보게 되는 일요일만 돼도 모든 것을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지윤이 아빠는 고백한다. 애들은 원래 1시간 볼 때의 모습과 10시간 볼 때의 모습이 달라지는 법이다. 아이들도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는 없고, 해야 될 것은 싫어도 해야 하는데 이것을 교육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말로 잘 안 되면 '사랑의매'를 들 수밖에 없다.

원호가 이렇게 아빠에게 처음 회초리로 맞은 게 3살이 끝날 무렵이었다. 우리 집 보물에 손을 대기 전에 둘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원칙을 세웠다. 가능하면 매를 아낀다는 게 첫번째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원호는 딱 2번 매를 맞았다.

다음으로, 때릴 때는 감정을 버리고 교육적으로 때린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화가 나서 때리면 안 되므로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마음으로 매를 든다. 그다음 불러 세워 놓고 맞는 이유를 명확히 알려 준다. 아이가 납득할 수 없는 매는 이미 ‘폭력’이라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때릴 때는 좀 아프게, 그리고 미리 맞는 횟수를 정해놓고 종아리를 때렸다. 처음에는 한대, 그 다음에 매를 들 때는 두대를 때렸다. 매를 댄 다음에는 부모의 마음도 아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를 잘 다독거려 줬다. 미워해서 때린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니까. 원호는 매를 맞고 며칠 뒤 “맞을 때는 아팠어요. 그래도 아빠를 좋아해요. 아빠가 원호를 사랑하니까요”라며 어리광을 부렸다. 원호 아빠의 가슴 한가운데에 박혔던 커다란 대못이 시원하게 빠져나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체벌이 보편적인 교육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학교는 물론이고 간혹 공공장소에서도 철썩철썩 소리가 나게 아이들을 때리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아동심리학자들은 때려서 교육하는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매를 들더라도 2∼3살 미만의 아이들을 때리는 일은 극구 말리고 있다. 또한 혼을 내더라도 더 나은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반드시 가르쳐 주라고 권한다. 잘못한 것만 나열하며 끝을 맺어서는 아무런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많이 맞고 자란 아이는 나중에 폭력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번 매를 들기 시작하면 부모나 아이 모두 면역이 생긴다. 맞는 아이는 맷집이 생겨 점점 매의 효과가 떨어진다. 똑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의 횟수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를 자꾸 때리기 시작하면 부모들도 점차 ‘손쉬운’ 교육방법으로 회초리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를 드는 것은 정말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이가 매맞을 행동을 한 것은 바로 내가 아이를 평소에 교육시킨 결과라고 반성해보면 어떨까. 아이들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당신의 종아리에 갖다댔던 우리 옛 어른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