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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티셔츠에서 신발까지 '알뜰 리폼 바람'

자고나면 오르는 물가에 폭염까지 겹쳐 올여름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최근 의류나 구두 등 패션 제품에서도 직접 수선해 리폼(Reform)하는 이른바 패션 ‘아나바다(아껴 쓰고·나눠 쓰고·바꿔 쓰고·다시 쓰기) 열풍’이 다시 일고 있다.


▲리폼 열풍으로 즐거운 사람들
“오래된 바지를 한 상자 가득 담아 택배로 보내는 고객들도 제법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사이즈에 맞는 새 옷으로 샀을법한데, 불황이긴 불황인가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동네마다 들어선 헌옷 수선집 덕분에 단추가게의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계절마다 옷이 바뀌고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추의 종류는 수천 가지에 달한다. 가격도 한 개에 50원, 100원부터 5000원, 6000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단추의 종류가 많은 만큼 재고도 많이 쌓이는 편이다.

하지만 큐빅이 들어간 보석단추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란다. 20대, 30대 여성들은 심플한 것을 선호하지만 40대 이상 아줌마들은 화려한 옷을 좋아해 큐빅단추를 많이 찾고 있다.

진주 중앙시장 내 단추가게를 운영하는 박영덕씨는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아줌마들이 새옷 구입을 줄인 반면 예전 옷 리폼을 자주 하면서 보석단추 수요가 늘었다”고 한다.

▲찢어진 옷이나 지퍼 초간단 수리
낡고 오래된 물건을 새로 고친다는 뜻의 리폼(reform)은 경제적이면서 패션감각도 살려주는 이점 때문에 감각있는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

아이들의 옷이 찢어지거나 얼룩이 졌다면 1개당 1000원 정도로 저렴한 ‘자수패치’를 사용하면 간편하다. 마음에 드는 무늬를 직접 고를 수도 있고, 원하는 부위에 패치를 올려놓은 뒤 다리미로 살짝 눌러만 주면 수선 끝이다. 떨어진 원단을 붙이거나 구멍난 곳을 짜깁기할 때도 사용 가능하며, 드라이 크리닝과 물세탁에도 떨어지지 않아 영구적이다.

바지 단을 줄일 경우, 미싱 작업을 하지 않고도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의류 수선용 밴드’가 제격. 줄이는 부분을 표시하고 밑단을 접은 뒤 접은 사이에 밴드를 안보이게 넣고 다리미로 5-10초만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의류와 가방에 달린 지퍼가 고장나서 못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래 입은 옷일수록 금속소재의 지퍼는 말썽을 부리기 마련. 지퍼가 고장난 옷과 가방을 버리자니 아깝고 모두 교환하자니 수선비가 만만치 않다. 이런 경우, 지퍼 트러블을 해결할 수 있는 ‘지퍼 수선 윤활제’(약 9500원)를 활용해 보자.

지퍼를 열고 브러시로 불순물과 먼지를 쓸어낸 뒤, 적당한 양의 윤활제를 바르면 된다. 플라스틱, 나일론, 금속지퍼 등 모든 타입의 지퍼를 청소하고 부드럽게 해주며, 뚜껑에 부착된 브러시는 먼지, 모래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헌 신발도 새 신으로 간단 리폼

구두나 운동화가 가장 닳기 쉬운 부분은 바로 밑창이다. 수선하면 적어도 3000원에서 1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따라서 닳은 밑창을 복원하는 신발 리폼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 같은 제품이 인기. 한 포털사이트에는 구두에서 운동화, 등산화에 이르는 각종 신발의 닳은 밑창을 원래 형태로 복원시켜주는 제품으로 밑창 뿐 아니라 모든 고무 제품에 사용 가능하다. 제품을 마모된 밑창에 발라 굳히면 된다. 색상도 밑창 색상에 따라 화이트, 블랙, 자연색 등 선택할 수 있다.

정장용 구두를 늘 새신 같은 느낌으로 유지시켜 주는 제품도 인기다. 정장구두 뒤축이 구겨진 경우에는 프리슛을 사용하면 구두 뒤축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보호구로 뒤축을 세울 수 있어 항상 새것처럼 유지할 수 있다.
 

※ 초보자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미싱 작업
헌 옷 재활용에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재봉틀이다. 재봉틀만 있으면 바지, 치마 밑단을 줄이는 것부터 헌 옷 리폼 등 수선실에 맡겨야 하는 일들을 집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미니재봉틀은 작은 크기에 후진과 두꺼운 소재의 옷도 튼튼하게 박음질 하는 기능과 건전지로 사용 가능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재봉틀(미싱)은 초보자의 경우 속도조절이 어려워 그간 일반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최근에 출시된 제품들은 땀수와 속도 조절기능이 있어 박음질 시에 틀어질 염려가 없는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한 버튼만 누르면 바느질이 되고 크기가 작아 휴대가 가능한 미니핸드 미싱도 초보자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크기가 작은데다 건전지를 넣어 사용하는 것으로 버튼을 누르면 능숙하게 작동된다. 바지 단을 줄이거나 기본적인 옷 수선은 물론 남는 천 조각을 활용해 가방도 만들 수 있다.

손재주가 없어 미싱 작업이 어렵다면 바느질을 하지 않고도 모든 의류를 쉽게 붙이면서 깨끗하게 마무리해주는 핫 멜트 밴드도 도움이 된다. 바지의 단을 줄일 경우 줄이는 부분을 표시하고 밑단을 접은 후에 사이에 ‘핫 멜트 밴드’를 안보이게 넣고 스팀다리미로 5~10초만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또한 떨어진 원단을 붙이거나 구멍 난 곳을 짜깁기할 때도 사용 가능해 수선비를 절약할 수 있고 드라이클리닝과 물세탁에도 떨어지지 않아 반영구적이다.

진주 홈플러스에서 의류리폼업을 하고 있는 황종만씨는 주말의 경우 쉴 틈 없이 바쁘다.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그야말로 즐거운 비명을 연일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