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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물티슈 마음놓고 써도 될까요

깨끗함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물티슈가 있다.

항균성분에 더러운 이물질을 말끔히 씻어준다고 홍보하는 수많은 제품 사이로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아리송하다.

특히 갓난아이의 기저귀를 바꿀 때 많이 쓰기 때문에 엄마들은 아이의 연약한 피부에 혹여나 이상이 없을까 염려하게 된다.

몇 해 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티슈에 포름알데히드같은 발암물질이 발견됐다고 보도되면서 이같은 불안감은 더 커졌다. 과연 우리 아이 엉덩이를 맡길 만큼 안전할까.

◇ KS규격 관리

물티슈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면 우선 우리나라 물티슈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중구난방이던 물티슈 안전관리는 지난해 3월부터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에서 안전인증대상공산품으로 선정돼 KS규격에 의한 안전인증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물티슈를 검사하는 방법은 샘플을 채취해서 지정된 시험기관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한다. 최초 검사후에는 매년마다 공장과 제품을 재시험해 검사 후 이상이 없는지 살펴본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생활용품안전관리팀 관계자는 “화학물질별 기준치를 정해놓고 유기화학물과 중금속 그리고 형광증백제와 포름알데히드등의 물질 함량이 20mg/kg 미만일때 인증합격을 내린다”고 말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관계자는 “검출한계미만의 소량 물질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불합격처리를 하고 불합격사유통지서를 해당 판매사에 발급한다”고 말했다.

안전인증검사에서 합격한 경우는 해당 시험기관에서 인증일련번호를 준다. 그 인증번호에는 어느기관에서 어떤 제품을 검사했는지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만약 불합격 처리를 했음에도 허위인증표시로 판매를 하면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해 벌금형이나 제재를 받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합격제품과 불합격제품을 알고 싶으면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www.safetykorea.kr)홈페이지에서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제품과 인증유무까지 모두 조회가 가능하다.

◇ 기준 불분명한 영유아용vs성인용

하지만 정부가 안전하다고 자신하는 물티슈지만 엄마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안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영·유아용이라는 기준을 믿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산업자원부도 영유아용과 성인용이 나눠지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성인용과 24개월 미만 영유아용을 나누는 기준에 대해 "없다"고 말했다. 대신 "성인용이든, 영유아용이든 유해물질만 나오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더구나 영유아용을 따로 구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구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나눠 놓는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왜 나눠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결국 영유아를 둔 부모들만 특정 제품의 경우 더 비싼 돈을 주고 있지도 않은 '영유아용' 물티슈를 구입해왔다는 얘기가 된다.

이와 함께 인증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확인은 소비자가 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2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박주영(가명·31)씨는 "그런 기준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일일이 인터넷 들어가서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하지만 인증 없이 파는 행위에 대해서는 거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즉 인증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불안한 제품에 대한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안이다.

◇ 실험기준 더 엄격해야

대다수 전문의들은 유해물 첨부 가능성에 대해 좀더 엄격하게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과장은 “물티슈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나 균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면 화학물 처리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제암연구소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고 명백히 밝힌바 있다”고 전했다.

임 과장은 “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물티슈 성분에서 화학물질을 분출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물티슈를 사용함으로써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암발생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물티슈를 구매할 땐 정식으로 인증절차를 거쳐 합격판정을 받았는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지나친 물티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