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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베푸는 기쁨을 가르쳐야 한다

“농아원을 도와줘요.” 가족회의를 할 때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면서 원호는 다른 사람을 돕자는 말에 찬성했다. 남을 돕는 것이 좋은 일인 것은 원호도 지윤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남을 돕기 위해서 선뜻 자기 용돈을 떼어내기는 어렵다. 지금은 엄마 아빠 돈으로 대신 불우이웃 돕기를 하고 있지만 남을 돕는 것을 자꾸 보고, 마음으로라도 동참하면 나중에라도 남을 잘 돕게 되리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상부상조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복받을 행동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남을 도와준다는 것은 남을 기쁘게 해주려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풀어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4살 미만의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친구가 생길 무렵인 4살 이후부터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좋다. “원호가 그 친구였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니”라는 말로 상대편과 입장을 바꾸어보라는 식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남을 도와주는 것은 남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남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 역시 어릴 때부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심고 길러야 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가 맛있는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친구랑 나누어 먹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남에게 빌려주는 것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가 남을 돕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인색하고 이기적이어서 남에게 베풀지도 않으면서 아이에게만 남을 도우라고 한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잘못하면 아이의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
부모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남을 돕는 행동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 방법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남을 돕는 것은 자기보다 약하고 힘든 사람을 돕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사람도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놀려서는 안 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남을 돕는 것은 아주 평범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지하철의 자리는 나이든 분에게 양보하고 양손에 물건을 든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 주는 것도 남을 돕는 것이다.

실수한 친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 것 역시 남을 돕는 것이고 아프고 힘든 친구를 도와주는 것도 남을 돕는 것이다. 이제 원호가 조금 컸기 때문에 남을 돕는 범위를 조금 넓히고 있다.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서 유니세프의 카드를 사기도 하고, 이번 겨울에는 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원호도 로봇 사려고 모아두었던 용돈을 보태기로 했다.

아이들은 보는 대로 배운다. 우리의 아이들을 좀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 키우기 위해서 우리도 남을 도우며 살아가자. 아이들의 마음이 따뜻하다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도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