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님들은 아가의 병이 조금만 차도가 없어 보여도 이곳저곳 병원을 옮겨다니시고, 또 종합병원에 가면 뭔가 다른 것이 있는 줄 착각을 하십니다. 약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왔겠지요. 물론 상식 밖의 얘기입니다만...
그래서 평소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글을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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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우리아가는 1살인데 왜 1주일이나 치료했는데 감기가 안 났습니까? 약을 바꾸면 어떨까요. 어느 소아과에 가면 한두번이면 감기가 났는다는데...
답변) 어린아이들 감기는 어른들과 달리 잘 안 낫습니다. 특히 한 살 반에서 두살 이전의 아이들은 아직 자신들의 몸에서 제대로 면역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감기가 안 낫고, 오래 가고, 나으면 또 걸리고, 치료 도중 합병증이 잘 생깁니다.
요즈음 같은 환절기에는 1-2달 내내 감기 걸려 있는 아이들이 소아과에는 흔합니다. 또한 면역성이 떨어져 있으므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기기 쉬우니 반드시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감기약을 바꾼다고 감기가 빨리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감기에는 만병 통치약이 없습니다. 어느 병원이나 한두번만에 좋아지는 아이가 많지만 그 병원도 한달이 넘게 감기 치료하는 아이가 수두룩합니다. 더 빨리 치료하는 소아과란 환상입니다. 나을 때가 되어서 간 병원의 의사가 명의가 되는 것입니다.
의문) 선생님 아이가 많이 아픈데 큰병원 가게 진료의뢰서 하나 끊어주세요. 전에도 폐렴으로 2번이나 입원한 적이 있는데 아예 처음부터 큰 병원에 입원시켜서 치료하게요.
답변) 감기는 치료하다가 보면 일부에서는 반드시 합병증이 생깁니다. 이 합병증은 일단 병원에 다니면서는 개인의원을 다니나 대학병원을 다니나 합병증이 생기는 확률은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큰 병원에 다니다 보면 오래 기다리고 멀리 다니다 보면 아이가 고생하고 여러 가지 심한 병이 있는 환자랑 같이 진료를 받다보면 다른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아예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입원시켜서 치료해도 감기에서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넘어가는 것을 동네 소아과 다닐 때보다 줄일 수 없습니다.
큰병 예를 들면 폐렴을 큰 병원에서 치료하니까 감기를 큰병원에서 치료하면 아예 폐렴이나 기관지염을 안 걸리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만 이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도리어 큰병원에서는 감기나 기관지염을 치료하기에는 적합치 않습니다. 입원할 병이 아니면 미리 봐야 도리어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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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우리나라니까 가능한 것입니다.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을 치료하면 한명의 의사에게만 계속 다니니까 의사를 비교하는 일이 없습니다. 하루만에 좋아지던 1주만에 좋아지던 심지어 치료도중에 아이가 폐렴에 걸려 입원을 시켜도 처음 보던 소아과 의사가 계속 치료해 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를 치료하다 보면 부모들이 원하는 시간에 좋아지지 않으면 의사의 실력이나 약에 대해서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옆집 아이가 다른 소아과에 가서는 한번만에 좋아지는 것을 보면 왜 우리아가는 한번만에 안좋아지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실 것입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오래가는 아이는 어느 소아과를 갔어도 오래갔을 것입니다.
특히 요즈음은 환절기입니다. 어느 소아과나 어느 종합병원이나 감기가 안 낫고 오래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차도가 없으면 차라리 다행이고 거꾸로 치료 도중에 기관지염 폐렴에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소아과 의사가 권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다니시던 소아과를 꾸준히 다니다가 아이가 심해지면, 다시 말하면 큰 병원에 꼭 가야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면, 아마도 동네 소아과 의사가 큰병원으로 보내 줄 때 가는 것입니다.
이 말을 잘 이해하셔야 합니다. 계속 다니던 소아과에 다니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아가에게 합병증이 안 생긴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기관지염 폐렴도 걸릴 수 있지만 미리 큰병원을 가거나 다른 병원을 간다고 차도가 더 잘 생긴다거나 합병증이 덜 생긴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