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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수유법에 따라 똥도 달라진다.

엄마들이 얘기하는 아기 걱정 중 단골 주제로 오르는 게 바로 ’변’에 대한 것입니다. 변이야말로 아기의 건강을 짐작케 하는 바로미터로 알려져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엄마들의 걱정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글들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선배 엄마들로부터 육아 정보를 얻고자 올려놓은 질문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설사와 변비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이를 쉽게 짐작하게 합니다.

"아기의 변으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일반화된 육아 정보 때문에 괜한 걱정을 하는 엄마도 많은 것 같습니다. ’건강한 아기의 변은 황금색’이라는 고정 관념 때문에 아무 이상 없는 아기를 환자 취급하며 걱정을 호소하는 엄마가 꽤 되거든요. 정확한 전문 상담도 없이 모유가 맞지 않아 설사를 한다고 판단하고 모유 수유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상 체질이 아니라면 모유가 맞지 않아 설사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모유 수유를 하면 변이 좀 묽고 샛노란빛을 띠는데 이것은 정상입니다. 하지만 아기 변은 황금색이 좋고 하루 2~3회 보며 모양도 예쁜 것이 정상이라는 상식 아닌 상식이 통념화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강서 미즈메디병원의 김정년 소아과장은 변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의 건강 상태라고 조언합니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배설하고, 몸무게도 잘 늘고 있다면 아기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아기의 얼굴과 개성이 다르듯 변 상태도 아기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먹는 음식과 몸의 컨디션, 월령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상이고 건강한 변이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아기는 여러 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하루에 한 번 변을 보던 아기가 며칠간 안 보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하루에 여러 번 보기도 하는데, 사실 대개의 경우 아기의 변은 횟수나 색깔·모양 등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태 변

출생 직후 아기는 고약같이 까맣고 딱딱한 변을 누는데, 이것을 태변이라고 합니다. 이는 엄마 뱃 속에 있을 때 아기의 장내에 모여진 분비물입니다. 그러나 태변이 완전히 배설되면 점차 연한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모유 먹는 아기의 똥

모유 먹는 아기의 변은 묽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색깔은 대부분 샛노란 빛을 띠는데, 간혹 연한 녹색 변도 봅니다. 보통 냄새가 나지 않지만 간혹 시큼하고 강한 냄새가 날 때도 있습니다. 변을 보는 횟수는 많은 편으로 하루에 7~8회까지도 봅니다.

그러나 생후 3개월 정도 되면 변을 보는 횟수가 점점 줄어듭니다. 하루나 이틀, 심지어 그 이상까지 간격을 두고 변을 보는 아기도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보아야 한다고 믿는 엄마에게는 걱정스러운 일이겠지만, 아기가 기분이 좋고 건강하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에는 5일까지 변을 안보며 배에 힘을 주는 시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유를 먹는 아기의 변은 3일 간격으로 나오더라도 여전히 부드럽습니다. 2~3일 만에 변을 볼 때 아주 힘들어하는 아기라도 변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분유 먹는 아기의 똥

분유를 먹는 아기의 변은 모유를 먹는 아기에 비해 대체로 수분이 적고 진한 황갈색을 띱니다. 변을 보는 횟수는 모유 먹는 아기보다 적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하루에 1회에서 4회 정도 보는 것이 보통인데 간혹 6회까지 보는 아기도 있습니다. 변을 보는 횟수는 개월수가 늘어감에 따라 점점 줄어듭니다.


이유식 먹는 아기의 똥

이유식을 하게 되면 아기의 변은 모유나 분유만 먹을 때와는 달라집니다. 다양한 음식을 먹게 되어 세균 번식이 많아지고 배에 가스가 차기도 하기 때문에 냄새도 심해집니다. 변의 색깔도 먹는 음식에 따라 다양해지는데 당근을 많이 먹으면 당근색이, 시금치를 먹으면 초록색이 되는 등 먹은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때로는 먹은 것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소화 기관이 아직 미성숙하다 보니 음식의 질긴 부분을 잘 소화시키지 못한 탓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간혹 새로운 음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장 속에 그냥 음식을 담아두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에도 며칠간 변을 보지 못하다 멀쩡하게 잘 눌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음식 알레르기로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원인 음식을 찾아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음식 알레르기가 의심되므로 원인 식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달걀이나 땅콩, 생선, 유제품 등이 원인이 되는 수가 많습니다. 알레르기라면 피부 발진과 기침 등을 동반하므로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